'2008/03'에 해당되는 글 7건

  1. Brighter Than Sunshine (4) 2008/03/31
  2. 새 시작 (10) 2008/03/27
  3. Antony & The Johnsons - Cripple and the Starfish (2) 2008/03/25
  4. 그랬을 수도 있었는데 (2) 2008/03/21
  5. 오묘한 유전자 (17) 2008/03/17
  6. 3월, 봄 (10) 2008/03/15
  7. Sometimes I cry for no reason. (2) 2008/03/02

Brighter Than Sunshine

from book or music 2008/03/31 00:44


Aqualung - Brighter Than Sunshine


주말에 외할아버지 팔순 잔치라 대구에 내려갔다 왔다. 나이 차이가 한참이나 나는 어린 사촌 동생들, 곧 군대에 가는 사촌에, 친구 같은 어린 이모들과 함께 북적거리며 즐겁게 놀았다.


사실 굳이 대구까지 힘들게 내려간 이유는 외할머니 산소에 가기 위해서였다. 대구에서도 한참이나 차를 타고 들어가야 나오는 외할머니 산소는 서울에 사는 나로서는 정말로 가기 힘든 곳이다. 2001년에 처음 가고 이번이 두번째였으니 죄송한 일이다. 토요일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일요일 오후에는 적당히 땅이 젖어 있었다. 이미 가신 분들, 나이 많이 드신 어른분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분들과 만날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산소에서 내려오는 길에 저 멀리서 엄마와 이모들의 대화가 들렸다. "사공 어쩌고가... 그렇다더라." "정말?" 외가는 희귀성인 '사공'씨로 농담처럼 '사공'씨는 모두 친척이라고 말할 정도라 또 어떤 사람 이야기인기 싶었더니 <천하일색 박정금>에 나오는 사공유라 이야기였다. 어찌나 진지하게 얘기하던지 앞에서 걷다가 푸하하- 웃어버렸다. "한고은이 연기한다고? 주연이야?" "그래, 사공씨가 출세했다니까!" "근데 성격이 왜 그래?" 옆마을에서 함께 큰 또래 친척 이야기를 하듯 열을 내더라.



엠피삼 플레이어도 들고가지 않아 조용했던 여행길. 내내 머리 속에서 재생되던 노래는 Aqualung의 Brighter Than Sunshine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친척과 친척 사이. 모든 가족들에게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분노와 서글픔이 적절히 섞여도 끝에는 조금 웃을 수 있어야 남이 아닌 친척이다.



하지만 남보다 못 한 사람일 때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아직도 어린 20대의 사랑스러운 조카이자 손주이고, 어떤 사람에게 나는, 아무런 도움은 주지 않았어도 돈 버는 만큼 베풀어야 하는 친척이다. 선의를 다 해 희생해도 받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은 끝까지 받으려고만 할 뿐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이번 주말은 매우 즐거웠다. 그러나 또 다른 사건은 며칠간 나를 힘들게 할 것 같다.

새 시작

from news 2008/03/27 20:14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오래 고민하다가 최근 3월 14일에 퇴사했답니다. 이직할 곳을 정해놓지도 않고, 정든 팀원들이 준 롤링 페이퍼를 보며 눈물 뚝뚝 흘리는 마음 약한 아가씨 주제에 용감무식하게 나왔어요. 몇달 놀 각오하고 춥고 황사 부는 세상으로 나왔지요.
그런데 다행히도, 행운이 따라줘 4월 7일부터 삼성역 코엑스 부근 아셈 타워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그 부근 코엑스나 메가박스로 놀러 오시는 분들은 제게 연락을... (하면 과연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때로는 무계획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하는군요.
앞으로 또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오늘 같이 흐린 날에 들어보자.

그랬을 수도 있었는데

from film 2008/03/21 01:20
The Other Boleyn Girl (2008)
<천일의 스캔들>이라는 요상한 한국 제목만큼이나 난감하다.
그냥 텅텅 빈 영화. <점퍼>가 차라리 훨씬 재미있었다. 사건도, 상황도, 대사도 모두 백지장만큼 가벼웠다.
내 취향의, 에릭 바나와 스칼렛 요한슨이 나왔으니 대충 유치하게 찍었어도 너그러이 봤을 텐데 그저 지겨웠다.


어떤 영화를 두고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시시했나를 분석하는 것만큼 재미 없는 일이 있을까.
그러니 관두지만 역시 아깝다.


얼굴만으로도 대충은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스칼렛과 달리 나탈리는 그저 떼쓰는 어린애에 불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하워드 휴즈 급 부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 만큼이나 아쉬운 것은 이자벨 아자니가 50년대생이고, 프랑스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The Other Boleyn Girl (2008) 이 뭔가 표현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10%도 구현되지 못한 그 캐릭터를 이자벨 아자니라면 그냥 얼굴만으로도 보여줬을 거다. 얄팍한 내용도 대사도 하나의 오페라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영화는 가뭄에 콩 나듯 찍고.
원체 미련이 많아 기대했던 영화가 실망스러우면 마음 속에서 가상으로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도 다시 써본다.
두근거리지도, 슬프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이 영화를 구제하기엔 나탈리 포트만은 너무 약했다.




++ 참고로 이 영화는 에릭 바나의 굴욕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헨리 8세는 찌질해도 나의 에릭은 그렇지 않아 ㅠ.ㅠ!





오묘한 유전자

from scribble 2008/03/17 20:29


<바람피기 좋은 날>은 생각 외로 재미있었다. 김혜수-김민기 커플보다도 윤진서-이종혁 커플이 더 귀여웠는데 특히 이종혁이 어찌나 절박하게 웃기던지! 윤진서가 입고 나오는 옷들은 죄다 다 마음에 들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억 소리가 나왔다.


아버지는 임채무(...)를 닮았다. <황금 신부>를 볼 때마다 이영아 흉내를 내며 "아버듸! 아버듸 맞잖아욧!" 하며 장난쳤을 정도로. 막내 사촌 동생은 어릴 때는 큰아버지인 아빠를 쏙 닮았다가 점차 제 얼굴을 찾아갔는데 그게 신기하게도 이종혁과 매우 닮아갔다. 이제 고작 중학생인데, 잘 크면 이종혁을 닮을 수 있을 가라고 남동생과 둘이 수근거렸다. "우리 집에도 미남이! T.T" "진정해, 조각 미남은 아니야."


그리고 나는 아주 조금 윤진서를 닮았다. 써놓고 나니 부끄럽지만 어쨌든 우겨본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사촌 동생이 아기였을 때, 한순간이었지만 나를 매우 닮은 적이 있었다. 즉 윤진서와 이종혁은 어딘가 닮은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른다! 이 막 나가는 결론을 내려보고 사진을 보니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 닮았을 수가.

유전자란 오묘하다. 이렇게 링크를 만들다보면 결국에는 세상 사람 모두가 다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

3월, 봄

from scribble 2008/03/15 00:51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선의에 가득찬 격려와 지지 속에 도전할 수 있고 행복합니다.

마음이 간질간질, 봄이로군요.

Sometimes I cry for no reason.

from film 2008/03/02 22:05

The Lookout (2007)





... Until then, all I can do is wake up, take a shower, with soap, and try to forgive myself. If I can do that, then maybe others will forgive me too. I don't know if that will happen, but I guess I'll just have to work backwards from there.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영화인데. 나는 깨어난다. 비누로 샤워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이유 없이 운다. 이 부분의 겉멋들림은 꽤 와닿았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어떤 감정이 나를 휘감아도 결국은 일상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