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에 해당되는 글 4건

  1. 조용한 아침 (8) 2008/06/29
  2. 쿵푸팬더 (5) 2008/06/16
  3. 인생의 신 맛 (8) 2008/06/12
  4. Charlotte York (7) 2008/06/05

조용한 아침

from scribble 2008/06/29 11:32

요새만큼 세상이 비논리적이고 혐오스러웠던 적은 없다. 특별히 이 시대가 암울하고 비극적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자면 정말 세상을 멸망시키려 사도가 온 것만 같다. 아니 차라리 그렇게 직선적이고 거창한 공명심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게다가 나 개인의 삶은 이런 수라장 속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어디선가 사람들이 맞고 있을 때 나는 잘 자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일어난다. 등록한 커뮤니티 등등에서 올라오는 기사며 사진, 체험담을 본다. 그러나 아침에 우리집에 배달되는 신문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1면의 타이틀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나 신문을 뒤집어버린다.

성실히, 신실히 신학공부를 하는 친구가 있는가하면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광우병은 다 거짓말이래요... 그거 먹고 죽을래도 죽을 수도 없데. 걸린 소가 있어야지" 라고 크게 떠드는 어느 교회 장로님이 되고 싶은(이 것 역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할아버지들이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해외 교육 관련해 토론 수업을 받는 고등학생이 나온다. 교육의 본질은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논리적으로 개진하고 남의 의견을 겸허히 듣고 수렴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끄덕거리는 부모님은 2MB에게 대항하는 아이들을 특정 집단에 불필요한 적의를 품은 어린아이들로 생각한다.

만사가 이렇다. 이것저것 힘들다며 투덜거리며 살아왔던 나이지만 요새처럼 모든 것이 대립되고, 뒤섞이고 혼란스러울 때도 없다. 문제는 이런 게 단지 5년만 견디면 해결될 일일까 아니면 영원히 강도는 약하되 계속 지속될 일일까.




욕도 거하게 못 하면서 불만은 부글부글.
역시 모든게 모순이다!

쿵푸팬더

from film 2008/06/16 23:54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 단순하고 뻔뻔한 스토리에 넋이 나가 90분 내내 웃었다. 잭 블랙은 이제 하나의 아이콘인 듯.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는 데서부터 이미 내 웃음은 터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심금을 울렸던 것은 클리쉐 중의 클리쉐. 흔한 플롯. 배신, 변심해 돌아온 탕아였다. 잘 생겼다, 타이렁. 시푸(뭔 놈의 이름이 사부야!) 가 주워 길러 애지중지 키운 천재 소년. 그러나 늙은 대사부 거북이는 거북이 주제에 타이렁을 거부하고 타이렁은 비뚤어져서 대악당으로 자라고 다시 복수하고 인정 받으러 돌아오는데...
이글이글 애증으로 불타오르는 눈.

그렇다 아나킨이다.
사실 <스타워즈> 내용은 참으로 단순한 것이었다. 아놔.


오비완 적 깜찍함과 내숭을 겸비한 시푸. 보는 내내 귀여워 몸을 떨었다.
영화 마지막 쿠키에 은근히 타이렁과 시푸가 나오길 바랬는데 그마저도 배신당했다.
어쩜 옛 제자 박정하게 대하는 것도 오비완과 같단 말이냐. 사랑스럽지만 얄미운 당신 -

결론은 강추. 그대의 90분이 아깝지 않아요. 비록 저는 공짜표로 봤지만.


인생의 신 맛

from scribble 2008/06/12 17:40
발표 하나 끝내고 하염 없이 WOW하다가 사내 카페테리아로 내려와
요상한 타이틀의 레모네이드를 마셨다.

아, 너무 시다.
색깔도 연다홍색.

인생의 신 맛을 본 것 같다. 아 인생이여...




Charlotte York

from TV-Series 2008/06/05 11:44
<Sex and the City>에서 누가 가장 멋있냐, 어떤 장면이 가장 통괘했냐, 어떤 대사가 가장 감명 깊었냐를 물어보면 신나게 이것저것 말할 수 있지만 샬롯 요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 아니 생각은 있지만 말하기가 힘들다. 
나는 주변에서 샬롯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사만다를 좋아하고, 캐리에게 짜증내기는 쉬우나 샬롯에 대해서 명확하게 호불호를 나타내기란 어려운 것이다.
그냥 샬롯의 스타일이 그나마 단아한 차림이어서 한국 여성에게 매치시키기 제일 쉽더라 -
가장 속물(?)이어서 짜증난다 - 정도로 아주 단순하게 얘기는 할 수 있어도.

사실 나는 샬롯을 좋아한다. 미란다를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샬롯 캐릭터를 아낀다.
사만다와 갑부 아저씨(덱스터에서 그의 양부) 는 만나고 헤어지고를 뻔뻔하게 반복하는데, 남자가 선물로 준 거대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서로 깔깔거리며 가는 뒷모습을 샬롯이 보며 말한다. "서로 사랑하는지도 몰라.(와 비슷한 대사)"

그리고 캐리는 놀랐다가, 곧 감명 받아 자신이 출간하는 책을 그녀에게 헌정한다. 언제나 사랑을 믿고, 꿈꾸는 그녀에게.. 와 비슷한 문구로 (어떻게 생각이 하나도 안 나냐;)

나도 감명 받았다. 어째 공공의 적처럼 되어버린 캐리랑 비교하지 않더라도 샬롯은 적당히 속물적이지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다. 사만다보다 더 솔직할 때도 많다. 무엇보다도 사랑을 믿는다. 굳이 사랑이라는 예쁜 핑크색 하트 형상을 쫓아가라는 말은 아니지만 소녀처럼 다정하게 말하는 샬롯을 보는 순간 나도 믿고 싶어졌다.

...... 그러니까 결론은 영화 <Sex and the City>도 보러 갈 것이라는 말이다. 아마 캐리와 빅의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일 것 같은데 상관 없다. 샬롯이 그녀가 입양한 중국 출신 여자아기와, 못 생겼지만 마음이 따뜻한 대머리 남편과 어떻게 행복하게 사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