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에 해당되는 글 20건

  1. 살지 그랬어 (11) 2008/08/06
  2. 나도 봤네 놈놈놈 (15) 2008/08/01
  3. 쿵푸팬더 (5) 2008/06/16
  4. 그랬을 수도 있었는데 (2) 2008/03/21
  5. Sometimes I cry for no reason. (2) 2008/03/02
  6. Jumper (8) 2008/02/19
  7. Brick (7) 2008/02/09
  8. Bridge to Terabithia (4) 2007/12/11
  9. Ang Lee's Lust, Caution Trailer (15) 2007/09/16
  10. The Sandlot 2 2007/05/22
  11. 나도 봤네 거미맨 (13) 2007/05/12
  12. King Henry VIII (15) 2007/04/20
  13. 그 밤의 코요테 (13) 2007/03/13
  14. 예쁘다고 다 용서될 줄 아니? (8) 2007/03/02
  15. 뒤늦게, 황후화 (8) 2007/02/11
  16. Without a Paddle (4) 2006/12/27
  17. Hannibal Rising (14) 2006/12/13
  18. 007 잡담 (4) 2006/12/09
  19. 無感動 (3) 2006/11/25
  20. 금발의 초원(Across A Gold Prairie) (5) 2006/10/29

살지 그랬어

from film 2008/08/06 23:28
스포일러는 없다.


<배트맨 : 다크나이트>를 <배트맨> 시리즈의 일부로 본다면, 적어도 내게는 전혀 이상적인 영화가 아니다.
지나치게 묵직하고 지나치게 강하다. 소소하게 작은 유머들은 묻어버릴 만큼 슬프고 직설적인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를 <배트맨> 시리즈가 아닌 개별적인 한 영화로 본다면 무서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영화이다. 사실 <다크나이트>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리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사랑이든 악이든, 가볍게 비틀거나 슬쩍 둘러 보여주는 요즈음 이렇게 진지하게 선과 악,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영화는 없었다. 초반 1시간은 자신 있게 팔짱 끼고 보았으나 나중에는 결국, 해머로 머리가 날라가는 기분이었다.

이 영화를 2번 이상 볼 자신은 없다. 나는 <놈놈놈>은 몇번이고 영화관에서 볼 수 있으며 나쁜 놈 창이도 즐겁게 패러디하며 변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커는 다르다. 누구보다도 과장된 화장과 몸짓으로 화면 위에서 나타나지만 정말 "나쁜" 놈에 대한 혐오스러움과 무서움, 무력함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악을 이해할 수 있다고? 영화는 내게 악을 멋지다고 예쁘다고 외치게 해주는 즐거운 도구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건 반칙이잖아. 영화 주제에, 현실을 포장해 보여주는 2차 반영물 주제에 이렇게 뼈저리게 혼돈과 악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을 안겨주면 어떻게 하나. 히스 레저가 이런 조커라니 이건 반칙이다.


나는 깔깔거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는, 잭 니콜슨의 조커가 더 좋고 <다크나이트>는 더 이상 극장에서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배트맨:다크나이트>의 조커는 평생 잊지 못 할 것이고 이런 영화를 유작으로 남기고 사라진 히스 레저를 원망한다. 살지 그랬어. 살지 그랬어. 살지 그랬어.



나도 봤네 놈놈놈

from film 2008/08/01 21:24


개봉일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때는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나도 봤네 시리즈,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뒤늦게나마 보았다. 딱 웃고 즐기려 한만큼의 재미를 제공한 영화. 주절 주절 쓸 것도 없고 역시 나는 나쁜 놈 취향인지라. 앞머리 눈 찌르게 내리고 스모키 메이크업하고 풀샷으로 잡으면 모님이 비웃는(...) 뵨사마가 좋았다. 앞뒤 맥락 없어 그냥 미친 놈 같이 이상한 놈에게 집착해도 뭐 뵨사마니까.
상단의 정우성은 온갖 멋진 이미지들이 올라와 있던데 우리 뵨사마, 창이 이미지는 어디에 있나요.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그저 쏘핫한 사람들 보는 재미가 전부다. 쏘핫쏘핫

 

창이가 제일 예쁘게 나왔던 장면은 송영창 보며 손가락 올리던 때와 회상 장면 중 송강호 올려다보며 웃었을 때.
아, 꿈이라도 꿔야지.



쿵푸팬더

from film 2008/06/16 23:54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 단순하고 뻔뻔한 스토리에 넋이 나가 90분 내내 웃었다. 잭 블랙은 이제 하나의 아이콘인 듯.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는 데서부터 이미 내 웃음은 터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심금을 울렸던 것은 클리쉐 중의 클리쉐. 흔한 플롯. 배신, 변심해 돌아온 탕아였다. 잘 생겼다, 타이렁. 시푸(뭔 놈의 이름이 사부야!) 가 주워 길러 애지중지 키운 천재 소년. 그러나 늙은 대사부 거북이는 거북이 주제에 타이렁을 거부하고 타이렁은 비뚤어져서 대악당으로 자라고 다시 복수하고 인정 받으러 돌아오는데...
이글이글 애증으로 불타오르는 눈.

그렇다 아나킨이다.
사실 <스타워즈> 내용은 참으로 단순한 것이었다. 아놔.


오비완 적 깜찍함과 내숭을 겸비한 시푸. 보는 내내 귀여워 몸을 떨었다.
영화 마지막 쿠키에 은근히 타이렁과 시푸가 나오길 바랬는데 그마저도 배신당했다.
어쩜 옛 제자 박정하게 대하는 것도 오비완과 같단 말이냐. 사랑스럽지만 얄미운 당신 -

결론은 강추. 그대의 90분이 아깝지 않아요. 비록 저는 공짜표로 봤지만.


그랬을 수도 있었는데

from film 2008/03/21 01:20
The Other Boleyn Girl (2008)
<천일의 스캔들>이라는 요상한 한국 제목만큼이나 난감하다.
그냥 텅텅 빈 영화. <점퍼>가 차라리 훨씬 재미있었다. 사건도, 상황도, 대사도 모두 백지장만큼 가벼웠다.
내 취향의, 에릭 바나와 스칼렛 요한슨이 나왔으니 대충 유치하게 찍었어도 너그러이 봤을 텐데 그저 지겨웠다.


어떤 영화를 두고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시시했나를 분석하는 것만큼 재미 없는 일이 있을까.
그러니 관두지만 역시 아깝다.


얼굴만으로도 대충은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스칼렛과 달리 나탈리는 그저 떼쓰는 어린애에 불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하워드 휴즈 급 부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 만큼이나 아쉬운 것은 이자벨 아자니가 50년대생이고, 프랑스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The Other Boleyn Girl (2008) 이 뭔가 표현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10%도 구현되지 못한 그 캐릭터를 이자벨 아자니라면 그냥 얼굴만으로도 보여줬을 거다. 얄팍한 내용도 대사도 하나의 오페라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영화는 가뭄에 콩 나듯 찍고.
원체 미련이 많아 기대했던 영화가 실망스러우면 마음 속에서 가상으로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도 다시 써본다.
두근거리지도, 슬프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이 영화를 구제하기엔 나탈리 포트만은 너무 약했다.




++ 참고로 이 영화는 에릭 바나의 굴욕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헨리 8세는 찌질해도 나의 에릭은 그렇지 않아 ㅠ.ㅠ!





Sometimes I cry for no reason.

from film 2008/03/02 22:05

The Lookout (2007)





... Until then, all I can do is wake up, take a shower, with soap, and try to forgive myself. If I can do that, then maybe others will forgive me too. I don't know if that will happen, but I guess I'll just have to work backwards from there.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영화인데. 나는 깨어난다. 비누로 샤워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이유 없이 운다. 이 부분의 겉멋들림은 꽤 와닿았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어떤 감정이 나를 휘감아도 결국은 일상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Jumper

from film 2008/02/19 22:20

<점퍼>는 정말이지 재미 없습니다. 하하하하.


아 이런... 몇 개월만에 칼퇴근해서 사람 많은 메가박스 뚫고 가 혼자 딸기셰이크 쪽쪽 빨며 봤는데 이럴 수 있나.
그러니까, 제 말은 기대를 안 했는데 그 기대보다 더 낮았다는 것이지요. 연기가 문제가 아니라 감독이 뭘 했는지 알 수 없어요. 뭔가 다들 너무 심하게 단순하고 직선적이에요. 숭숭 구멍 뚫린 영화. 하지만 예쁜 애들이 나오고. 음악도 좋았고. 팝콘 무비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려 하지만 이미 마음 상했습니다.


사실 빈정 상했던 것은, (스포일러 상관 없이 다 말합니다.)



1. 누가 니네 가족 얘기 듣고 싶냐며 새침하게 쏘아붙이던 그리핀이 드디어 사실 우리 부모님은... 하며 입을 여는 순간. 데이빗은 팔자 주름 늘어 나이 들어보이는 말리를 구하러 가버리더군요.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나랑 다투자는 거냐. 먹던 셰이크 던질 뻔 했습니다.


2. 너 데이빗 그러는 거 아니다. 헤이든의 탈을 쓰고 불쌍하게 잘 생기면 뭐 하냐. 애를 송전탑에 가둬두고 오다니. 차라리 태평양인지 대서양에 상어밥으로 빠트리는게 낫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헤이든 탓이라기보다 각본가의 탓입니다. 마지막까지 서글펐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2탄 때문에 나온 건지. 속편도 없는데 괜히 끝에 엑스트라 같이 나온 것이면 더 웃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크리스틴이 레이첼 대신 여자 주인공을 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안나 소피아 롭과도 훨씬 닮았고. 뭐 이건 다 투덜거림이고.


저는 점퍼 OST를 배경 음악으로 제이미-그리핀이나 생각해야겠습니다. 어흙.





와, 너도 말이 빠르구나?

Brick

from film 2008/02/09 11:33
허술한 옷차림, 부스스한 헤어스타일에 모든 면에서 경제적인 브랜든은 이 영화가 시리즈물로 나온다면(내 욕심) 하나의 아이콘으로 떠오를만하다. 온갖 폼을 잡았다는 사실을 영화가 끝날 때까지 깨닫지 못 할 정도로 건조하고 진지한데, 다 보고 나면 호들갑 떨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다.







사... 사랑한다, 조셉! T.T

Bridge to Terabithia

from film 2007/12/11 21:57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Bridge To Terabithia)

다행이다, 지금에라도 보게 되서. 누가 뭐래도 내게는 이 영화가 2007년 최고의 영화다.
꼿꼿이 앉아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게 만든 영화였다.
아역 배우라고 칭하는 건 모욕인 것 같다. 안나 소피아 롭, 제스 역 남자 배우와 어린 메이 벨 그리고 로버트 패트릭까지 모두 훌륭했다.

아이들은 하늘을 보며 밧줄을 탄다. 말갛게 햇빛이 아이들 얼굴 위로 흩어지고 바람이 분다.
안타까울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다.
못되게 머리만 커져서 따지자면 비판거리도 많은 영화지만 그게 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토록 기쁘고 슬프고 아련한데. 이유가 없이 좋은 영화. 설명할 필요도 없는 감정.

Ang Lee's Lust, Caution Trailer

from film 2007/09/16 21:20



리안 감독의 새 영화. 야하다던데? -_-*
양조위가 나오는 영화니까, 개봉하면 두 말 없이 가서 볼 거다. 하지만 어딘가 뿌루퉁한 느낌은 뭘까. 예전, 4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와 배경의 영화에 무조건 항복을 외쳤었다.
1920-60년대 중국, 상해 배경에 클래식 음악 그리고 단정한 의상과 격정적으로 무너지는 주인공들. 기름 발라 머리를 넘긴 남자, 긴 눈썹의 여자. 얕은 마음과 거친 본능 등. 근사하고 아름다웠다. 나 같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관객에게 그 시대의 진짜 아픔이나 현실은 저 멀리에 있고 뿌옅게 안개 낀 듯한 아련한 화면이 가까이 다가올 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무조건 항복은 외치지 않게 되었다. 마음이 작아지고 머리만 커져서일까? 뒤늦게 진짜 역사, 사람에 관심을 가져서일까? 둘 다 아니다. 뚜렷하지 않아 글로 옮기지 못 하지만 그 이유는 아니다.

이건 또 무슨 요상한 투덜거림인지. 하여튼 영화는 기대된다.

The Sandlot 2

from film 2007/05/22 11:21
캐치원에서 리틀야구단 2라는 제목으로 하던가. 어제 별 생각 없이 봤다가 정말 많이 웃고, 향수에도 빠졌었다. 솔직히 최근의 스파이더맨 3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봤다.
IMDb 평 따위 굴하지 않아~ 1편도 안 봤으니 패스.

내용은 공터와 야구. 불꽃놀이. 동네 축제. 로켓. 12살짜리 아이들. 오렌지 쥬스. 이 정도다.
오랜만에 이런 공식 같은 영화를 봐서 정말 눈물 나게 좋았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 애들이 얼마나 귀엽던지.
상당히 느끼하게 빠질 수 있을 캐릭터였던 남자주인공은 제레미 섬터를 닮았고, 무엇보다도 여자애가 에스텔라 워렌이랑 똑같이 생겼다! 배우 이름은 사만다 버튼... 혈연 관계를 파헤쳐 보자.
이 둘이 결국 커플까지 되는데, 정말 육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이란 10대, 그것도 초반에 끝이다. 마르고 작은 근육들. 어릴 때 초원의 집에서나 보던 백인의 탄 피부 위에 반짝이는 투명한 회색 눈. 정말 배 아프게 웃으면서 봤고 애잔하기까지 했다. 남의 나라 남의 과거를 보며 향수에 젖다니 나도 늙었어...

덤으로 그런 향수와 별 상관 없는 에스텔라 워렌의 샤넬 광고

나도 봤네 거미맨

from film 2007/05/12 20:36
스파이더맨 2는 정말 좋은 영화였다. "Punch me, I'll bleed."
1편의 신선함에 이어 영리해지기까지 한 영화였다.
물론 오늘 극장에서 본 것은 3편.
굳이 전작과 비교하며 평할 필요도 없고. 3편도 재미있었다.

......
물론 개그 영화로.

아 나 진짜 그 초상화는 해리가 직접 그렸으리라고 본다.



그래요 제가 했어요!

꽤 심각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2편에 비하면(아앗 비교해버렸다!) 애들 장난이었고 악명 높게 들었던 슈퍼 너드 피터는 푸른 아우라가 사라진 토비 때문인지 그야말로 민망한 개그였다. 아, 물론 토비 눈을 클로즈업할 때면 여전히 두근거리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내게 이 영화의 핵심은

1.
귀여운 뾰족니(계속 달고 다녀줘!) 토퍼 그레이스.
같은 토씨 형제이건만 기럭지도 차이 나고 날씬하고-
2.
아찔하게 웃어줬던 빙구 제임스 프랑코.

둘 다 참 잘 생겼고 빙구스럽다.
이런 감상만이 가능한 거미맨 3편. 나도 봤네 거미맨.
괜히 영화 보고 우울하거나 슬프지는 않아 좋구나.




King Henry VIII

from film 2007/04/20 23:43
The Other Boleyn Girl (2007)

조나단의 튜더스도 그렇고, 헨리 8세는, 제목부터 당연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나온다!



흥, 둘 다 짧다...
(비이성적인 외침)

이 영화는 지금까지 두 명의 볼레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확실히 배우들도 눈길을 끌만하다. 내가 이성적인 이유 없이 싫어하는 배우 나탈리가 나오기는 하지만 앤 볼레인 역에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사실 이 영화 소재는 내가 예전에는 꽤 좋아했던 종류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저런 종류의 치열함이 지겨워서 오히려 피해다닌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에 주목하게 되는 건 역시



King Henry VIII!!!

빨리 개봉하기를.
느끼하고 야비하게 웃기를! 대놓고 무례하기를!
현실 속의 소심하게 찌질한 인간들만 보다 보니 머리가 티잉-하다.


그 밤의 코요테

from film 2007/03/13 21:56


collateral이 문득 다시 보고 싶어졌다.
탐 크루즈는 정말 근사했다. 영화 내내 그의 피곤함이 느껴졌다.
내게 이 영화는 피로함을 현실적인 선과 환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채 그려낸 영화였다.

나는 3년 동안 하나도 크지 못 한 것 같다.



그런 거니? 응?

한니발 라이징(Hannibal Rising, 2007).
워낙에 이전 시리즈들(한니발과 클라리스, 앤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 미식가들과 언어의 성찬. 극단적인 모습들)을 좋아하는 지라 오래도 기다렸다. 책을 읽고 적잖이 실망했지만, 그 예전 클라리스와 그녀의 정신이 반영되지 않는 반쪽짜리 영화일지라도 적어도 감각적일 거라 생각했다!


아니 이건 뭐 책보다 더 이상해...


모든 면에서 유일무이한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과 비교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봐도 이상했다. 레드 드래곤(Red Dragon, 2002)을 보고 비웃은 게 미안해질 정도이다. 난 가스파르와 공리의 대단한 "얼굴" 팬인데도 이건 정말이지... 뭔가 숭숭 빈 느낌에, 급하게 끝내버린 느낌의 마지막까지. 약 15분 정도 나오면서도 불멸의 한니발이었던 앤소니 홉킨스와 숭숭 비기는 커녕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무섭고 또 무서웠던 영화를 만들었던 드미는 아무나 못 따라가나보다.

그래도~ ㅠ_ㅠ 토마스 해리스 왜 그랬어~ 대본에도 참여했다면서 왜왜왜왜 ㅠ_ㅠ

악당이 설명되서 서글프네 어쩌네 하는 심각한 이야기는 커녕, 그냥 영화가 재미 없었다. (영화에 관련된 특정 다수에게) 나쁜 놈들 나쁜 놈들!


유투브에서 질리도록 본 예고편이 훨씬 낫다. 안녕. 난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것으로 하겠어.


물론 네 얼굴은 좋았어. 난 너만 봤어.

아까워. 아까워!!!






뒤늦게, 황후화

from film 2007/02/11 22:23
뒤늦게 황후화(Curse of the Golden Flower)를 보았다.
어차피 내게 장예모우는 <귀주 이야기>, <인생> 의 감독이 아닌 새로은 버전의 장예모우이기에 별 기대 없이 갔는데, 우와 정말 다른 의미로 재미있더라. 오히려 <영웅>보다 낫던데? 물론 장만옥을 빼고서 하는 말이다.
그 후진 영화에서도 장만옥은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쓸데 없이 비장하고, 애증이 들끓는 척 하지만 차갑고 야단법석, 과장된 이야기는 내 취향이다. 대충 이 영화를 보고 어떤 리뷰들이 나올지는 알겠다. 그리고 나는 어느 한 편에 서서 길고 장황하게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럴 일은 없다. 그냥 재미있었다, 좋았다!




스케일은 눈 돌아가게 큰 데도 건조하기 짝이 없었던 전투씬.
이것이 장예모우의 의도일까? 라고 되도 않는 생각을 하며 봤으니 퍽이나 이 영화에 눈 먼 듯.

그나저나 이 모자는 멀쩡할 때보다







산발하고 피칠갑할 때가 더 근사하다.





주윤발이 공리보다 더 좋았고



찌질하다고 욕 먹은 원상도 좋았고
(하지만 셋째 넌 빠져라...)



막 나가는 화려함도 좋았고



과장된 것도 좋았다. (다 좋았데...)
오히려 더 나가지 못 한게 아쉬울 정도로.



그건 그렇고, 황제란 참 힘든거다.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라면, 차라리 농사 지으며 평범하게 살면서 배도 곯다가 늙어죽는게 더 좋을 거다. 무소불위의 권력 또는 무식함을 가져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그런 밑도 끝도 없이 막 나가고 파워풀한 황제를 영화에서나마 보고 싶었는데 역시 불가능하겠지, 그건.

괜히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스케일이 장점이자 단점이어서 비판도 많던데, (이미지 검색하다보니 중국 측에서도 한마디씩 하고) 내 감상과는 다르다.
장예모우는 참으로 특이하다. 버전이 바뀌었던 어쨌든 간에 소박한 배경에서는 큰 이야기를 하고 큰 배경에서는 작은 이야기를 한다. 그게 내 감상이고 그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아쉬움은 몽상, 공상으로 풀어야겠다.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는 성공.


Without a Paddle

from film 2006/12/27 22:51
Without a Paddle

이 영화를 알고 좋아하신 다면 당신은 나의 친구 앗힝♡ 반년 전 세스 그린 때문에 봤다가 전체적으로 웃다 넘어간 영화. 평점은 무시하세요.



이 스틸컷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도 불가능할 것임.

Hannibal Rising

from film 2006/12/13 22:44
Release Date February 9, 2007




우리는 왜 악인을 이해하고 분석하려 헛된 노력을 하는지.







현재 홈페이지 대문. 그 정도로 마음에 드는 이미지.
우선 한니발인데다가, Gaspard Ulliel 의 저 얼굴이라니.
한니발 렉터의 유년기, 청년기가 나오는 영화란다. 소설 한니발에서는 그의 어린 시절, 강력한 트라우마를 만들게 한 끔찍한 사건 한 토막이 나온다.



우리는 모두 악인을 미워하며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의 일탈을 복합적인 감정으로 바라본다. 물론 우리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이해하는 척은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조금이라도 동정의 여지를 제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잔악한 식인취향의 박사, 그 똑똑한 인간은 결국 사람에 대한 증오를 그런 이유로 품게 된 것이다’ 라는 식의 생각을 가져야 한니발은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여진다.



결국 한니발이 우리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한때는 사랑을 했고 또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소한 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악당인 것이다. 미지의 대상이란 두렵기 그지없고 그런 대상은 배척해야 마땅하나 한니발은 로맨틱한 마음 한 조각만으로 우리에게 이해할 수 있는 악당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는 사랑받는다.




... 라고 썼었다.



하지만 저런 주절거림 필요 없고, 저 영화는 그저 Gaspard Ulliel 얼굴 보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공리는 왜 나오니 왜!












+ 궁금한 것이, Hannibal Rising 이라는 소설도 있는 것인지? 지금까지 나는 한니발에 나온 잠깐의 내용을 불린 건 줄 알았는데. (-_-a)

007 잡담

from film 2006/12/09 01:47
Damon님처럼 열렬한 007 팬은 아니지만 저 역시 시대 착오적이라고 쉽게 욕 먹는 이 시리즈물의 팬입니다.



TV에서 어릴 때부터 007 더빙판을 자주 틀어주기도 했고, 본드의 팬이었던 아버지가 옆에서 친절히 이것 저것 가르쳐주기도 했던지라 자연스럽게 이 영화의 팬이 되었습니다. 정말 너무나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제가 이 영화를 진짜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뻔뻔함"에 있습니다. 굳이 촌스럽게 인종 문제를 들먹거리자면 이 영화는 비열하고 단순한 백인의 단점을 다 보여주면서도 그게 위악적이라거나 우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수명 긴 영화는 때때로 실망을 안겨줄 지언정 제게는 어린 시절, 아니 제가 살지 못 했던 시절의 향수 같은 존재이기에 악당이 더 황당하고 유치할 수록 환호하게 된답니다. 본드는 결정적인 한 순간 외에는 항상 무능해야 하구요.



다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살펴본 007 best입니다. 최근의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은 아직 보지 못 했기에 당연히 리스트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언니는 언제나 이쁘구나... 그 목걸이 나 주세요.



***



최고의 007 노래 : 셰릴 크로 Tomorrow never dies. 영화는 말 할 수 없이 참담함.



최악의 007 노래 : 없음. 다행히 귀가 예민하지 않아서.



최고의 007 영화 : 자주 바뀜.



최악의 007 영화 : 골든 아이. 문레이커는 웃기기라도 했음.



최고로 민망했던 007 영화 :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최고의 본드걸 : 다이애나 릭의 트레이시



최악의 본드걸 : 드니스 리처드가 아님! 골든 아이의 아지벨라 스쿠롭코.
이름이 맞는지도 모르겠음. 그 정도로 관심 없음.



최고의 배경 : 007 두 번 산다(You only live twice)의 산. 마치 후지산처럼 생긴 산이 짜잔- 반으로 갈라지는 순간 입을 딱 벌렸다. 기술도 훌륭했지만, 아이디어의 승리.



최고로 존재감 없었던 악당 : 언리미티드의 로버트 칼라일이 분한 레너드. 뭐야 이 백수는...



나 혼자 좋아했던 007 악당 : 다이 어나더 데이의 구스타프 그레이브스.
토비가 정말 귀여웠다. 머리 넘기는 거 막 따라 했었음.



최고의 007 악당 : 골드핑거



최악의 007 악당 : 역시 자주 바뀜.



최악이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007은 로저 무어.
이 사람이 나온 영화는 다 기상천외하게 웃겼다. 굳이 오스틴 파워가 나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내가 바랬던 007 악당 : 케빈 스페이시. 왜 오스틴 파워에 까메오로 나왔나! T.T
마이클 로젠바움. 킬리안 머피(이쁘니까!). 일라이자 우드(역시 이쁘니까!).
케이트 블란쳇.



내가 바랬던 본드걸 : 20대의 우마 서먼. 역시 20대의 나디아 아우어만.



내가 바랬던 본드 : 콜린 파렐. 클라이브 오웬.




휴 로리씨는 아닙니다.




無感動

from film 2006/11/25 01:48




내가 가고 싶어...
- 유건명





디파디드(The Departed)를 보았다. 원작 무간도의 느낌과는 당연히 다른 영화가 나오리라 예상하고 본 영화였음에도 당혹스러웠다. 좋은 친구들 정도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저 스콜세지 버전의 무간도이길 바라고 갔는데도 보는 내내, 너무나



무감동했다.



무간도는 내가 본 영화 중 최고, 최적, 최상의 폼생폼사 영화였다.
실상 내용은 건조하고 허무한 것이었지만 포장은 진하기 그지 없었다. 그게 좋았다. 언제나 처연한 양조위보다도 유덕화에게 감동했었던 기억도 난다. 자연인으로서나 배우로서나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는 느낌이 유건명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
문제는 맷 데이먼인데 이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야망에 찬, 약삭빠른 악당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게 현실이긴 하나 동정 받을 가치 없는 쥐새끼를 매력적으로 포장해내는게 스콜세지였다. 그 실력이 보이지 않았다.



슬픔도 없고 절망도 없고 심지어 현실도 없었던 영화.
연출 연기 다 무난함 이상이었는데도 매력 없었고.
잭 니콜슨이 거창하게 오페라를 찍고 있는데도 하품 났다.
쿤둔 보면서 느꼈던 실망감조차 없다. (그건 귀여웠지...)





+  이 심심한 영화에서 한가지 고개를 끄덕였던 장면은 결말 부분이다. 극의 맥락으로 봐서도 적당했고 스콜세지 스타일이기도 했다.



금발의 초원 (2000, Across A Gold Prairie / 金髮の草原).
10월 28일 씨네코아.



"이건 내 최고의 꿈일 거에요..."

닛포리 - 이세야 유스케
나리스/마돈나 - 이케와키 치즈루



노인들의 도우미로 일하는 나리스는 80살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닛포리를 위해 일하게 된다. 자신을 20살 청년으로 착각하는 닛포리에게, 나리스는 첫사랑인 마돈나로 착각되고 그의 순정 어린 사랑이 시작되는데...
라고 소개문구스러운 줄거리를 써보았다. 더 이상은 쓸 수가 없다. 스포일러가 되서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려댔다. 끝나고 나니 10년은 늙어버리고 1리터 정도 수분이 다 빠진 것만 같았다. 영화는 신파식으로 눈물을 짜내게 하는 구조가 아니다. 하지만 평생을 "심장이 멎지 않기" 위해 살아온 한 남자의 꿈 속. 그리고 나리스의 꿈 속. 이건 내 최고의 꿈일 거라며 웃는 모습에 깜깜한 영화관 안에서 부끄러움도 없이 소리 죽여 울었다.



지난 3달간의 눈물이 다 빠져나간 것 같다. 올해의 영화 중 하나.





+ 히로스에 료코의 남자친구로만 인식되던 이세야 유스케는 이 영화에서는 정말 멋졌다. 옆모습이 장첸 같기도 했고. 하지만 다른 영화에서는... (부들부들)